1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석방된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 박대성 씨가 2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100여 일에 걸친 감옥생활 동안의 느낌과 향후 계획을 밝혔다.
신동아의 미네르바 단독 인터뷰가 오보로 밝혀짐에 따라 몇 차례에 걸친 옥중 서면 인터뷰를 빼면 미네르바의 CBS 출연(전화)은 언론사 첫 단독 인터뷰가 될 전망이다.
미네르바 박씨는 구속된 뒤 처음에는 짜증이 났고 그 다음에는 의문이 들었다고 했다. "잘못한 것도 아닌데 행정력(공권력)에 의해 재단을 당해야 되느냐는 의문점이나 의구심이 드는 것은 인지상정 아니냐"는 것.
한편에서는 괜히 글을 올렸다는 후회도 했다고 했다. 그의 말대로 "경찰서를 가본 적이 없는 사람이 검찰조사를 받으면서 처음에 후회가 아주 없었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이제 '미네르바'라는 필명을 평생 가지고 살아야 할 박씨는 (세상에 얼굴이 다 알려져)손을 쓸 수 없다며 발전적인 방향으로 상의해 자기권리 확보 등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을 하겠다고 향후 계획의 일단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문제가 있다면 문제가 있다고 말을 할 수 있는 그 자체가 중요하다. 그 자체가 행정력에 의해 제한을 받거나 어떤 방식으로든 제압을 받는 상황이 온다면 말이 안된다"며 앞으로도 소신을 굽히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자신을 가둔 검찰에 대한 불만으로도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구체적으로는 글쓰기를 계속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는데 무죄 선고와 이에 따른 석방을 예상치 못했던지 어떤 분야, 어떤 주제를 파고들 것인지는 특정하지 못했다.
그러나 "신에 대한 무형의 권리" 등을 언급한 데 이어 "경제라는 자체가 사회과학이기 때문에 특정 부분에만 고정되는 게 아니고 여러 가지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한 것을 종합할 때 다방면에 걸쳐 자신의 주의, 주장을 펼치는 '논객'을 염두에 둔 듯하다.
그는 현재의 경기상황을 어떻게 볼까? 하지만 미네르바는 답을 못했다. 100일 가까이 구속되어 있어 경제의 전체적인 맥락을 파악하기 힘들고 일반 자료나 보관하고 있던 자료를 쌓아 놓았기 때문이다.
미네르바는 다만, 시중에 유동자금이 800조원인데 이 돈의 최종 종착지가 부동산 시장일 지 아닐 지가 일반투자자나 개인적 실수요 구매자들이 관심을 가져야 할 투자 포지션이라고 팁을 줬다.
인터넷 경제논객 '미네르바' 박대성 씨 대담 전문 |
◇ 김현정 / 진행 어젯밤에 잠은 잘 주무셨어요? ◆ ‘미네르바’ 박대성 네, 잘 잤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부모님이 두부 들고 나오신 장면을 어제 뉴스에서 봤는데, 부모님들은 뭐라고 하시던가요? ◆ ‘미네르바’ 박대성 그냥... 반가워하시죠. ◇ 김현정 / 진행 한 백여 일 동안 수감돼 계셨는데, 어떤 생각을 가장 많이 하셨습니까? ◆ ‘미네르바’ 박대성 처음에는 짜증이 났죠. 아무 생각이 없었다면 거짓말이고요. 하지만 짜증이 나는 단계를 넘어서 과연 무슨 원인으로 여기왔는지에 대한 의문이나 그런 게 들고. 그래서 그런 부분에 대해서 생각을 여러 가지를 많이 해 봤습니다. ◇ 김현정 / 진행 혹시 그럼 그 와중에 “내가 인터넷에 글 괜히 올렸다, 내가 무슨 목적 있었던 것도 아닌데” 하면서 후회를 조금이라도 해 보신 적도 있으시겠네요? ◆ ‘미네르바’ 박대성 일반 사람이 경찰서나 그런 데를 가본 적이 없는 사람이 검찰조사나 그런 거를 받으면서, 거기까지 갔지 않습니까? 그런 상황에서 처음에 후회가 아주 그냥 없었다고 하면 그건 거짓말이죠. 후회가 처음에는 들었는데, 하다보니까 그게 아니더라고요. ◇ 김현정 / 진행 왜 그런가요? ◆ ‘미네르바’ 박대성 잘못한 게 아닌데, 왜 그걸 행정력에 의해서 재단을 당해 가지고 가야 되느냐, 그런 의문점이나 의구심이 드는 것은 누구나 인지상정 아니겠습니까? ◇ 김현정 / 진행 “나는 끝까지 가야겠다”는 오기 같은 것이 생기신 건가요? ◆ ‘미네르바’ 박대성 반은 오기가 생겼고 반은 거기에 대해서 의문이 생긴 거죠. ◇ 김현정 / 진행 그동안 세상에 얼굴이 다 알려졌습니다. ◆ ‘미네르바’ 박대성 네, 뭐 이제는 어떻게 손을 쓸 수가 없어가지고요. 거기에 대해서 이제 발전적인 방향으로 상의를 해가지고 보다 더 자기권리 확보나 그런 것에 대해서 진지하게 성찰을 하고. 뭔가 문제가 있다면, 핵심은 그거죠, 문제가 있다면 문제가 있다고 말을 할 수 있는 그 자체가 중요한 건데. 그런데 그것 자체가 행정력에 의해서 제한을 받거나 어떤 방식으로든 그러한 식으로 제약받는 상황이 온다면 그건 말이 안 되는 얘기죠. ◇ 김현정 / 진행 요즘 우리 경제가 ‘바닥을 쳤다, 아직 아니다’ 이런 논란들이 있는데요. 혹시 수감 중에 그런 것도 생각해 보셨어요, 경제 문제에 대해서도? ◆ ‘미네르바’ 박대성 원래 경제 문제나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흐름이라는 게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런데 지금 들어와 가지고 100일 가까이 있어 가지고 전체적인 맥락이나 그런 부분에 대해서, 거기다가 일반 자료나 누적된 그런 게 완전히 압수를 당한 상태라서, 지금 정확하게 끄집어서 말씀은 못 드리지만. 유동자금이 800조면, 부동자금이 800조 아닙니까? 지금 상태에서 유동성 자금이 800조라는 건, 유동성 자금이라는 건, 결국 어떤 부분에 최종 종착지라는 게 있거든요. 그 최종 종착지 부분에 대해서 과연 그게 부동산시장으로 귀결이 되느냐 안 되느냐가 지금의 일반 투자자나 개인적으로 실수요자 구매자들께서 최대 관심을 가지는 투자 포지션이라고 할 수 있겠죠. ◇ 김현정 / 진행 회복기다, 아니다, 이런 판단은 아직은 못 내리시겠고요? ◆ ‘미네르바’ 박대성 회복기라는 판단은 경기 선행지수나 각종 한국경제 자체가 대외수급이나 컨트롤에 거의 절대적인 영향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서 외국시장이나 그런 연동된 부분에 대한 세밀한 관찰이나 그런 선제적인 이해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 김현정 / 진행 알겠습니다. 청취자님이 이런 질문 주셨어요. “앞으로도 논객으로 활동 하실 건가요? 그렇다면 첫 번째 쓰고 싶은 주제는 뭐냐?” 이런 질문들을 주시네요? ◆ ‘미네르바’ 박대성 첫 번째 쓰고 싶은 주제는... ◇ 김현정 / 진행 활동은 일단 하실 겁니까, 논객으로? ◆ ‘미네르바’ 박대성 이렇게까지 된 상황에서 못할 건 없죠. 중요한 건 활동을 하고 안 하고 그런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기존에 잊혀졌던 것 있지 않습니까? 망각이 되는, 자기 자신의 무형의 권리, 그런 부분에 대한 인식, ◇ 김현정 / 진행 조금 더 자세히 말하자면, 어떤 글을 쓸 수 있는 표현의 자유, 이런 걸 말씀하신 건가요? ◆ ‘미네르바’ 박대성 표현의 자유를 포함해서 종합적인 그런 게 제한을 받으면 발전적으로 나갈 수 있는 사회 진화나 진보적인 차원에서 제약을 받는다는 거죠. 그럼 이해라는 건 없는 것 아닙니까? ◇ 김현정 / 진행 그런 부분에 대한 글을 첫 번째로 쓰고 싶으신 겁니까? 경제보다도? ◆ ‘미네르바’ 박대성 그러니까 여러 가지 다방면으로, 원래 경제라는 자체가 사회과학이기 때문에요. 특정 부분에 그 자체만 고정되는 게 아닙니다. 때문에 여러 가지 차원에서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씀드리는 거죠. ◇ 김현정 / 진행 조금 폭넓은 글쓰기를 더 하게 되시는 게 아닌가, 이런 생각도 드네요? ◆ ‘미네르바’ 박대성 개인의 그런 글쓰기가 문제가 아니라, 여러 가지 다른 분들의 글이나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자유를 확보함으로 인해서, 그런 것을 취합함으로 인해서 가장 긍정적이고 가장 최선책의 그런 것을 도출하는 것이기 때문에요. 그런 부분에 대해서 제약받는 것이나 그런 제약요건이 있어서는 절대 안 되는 것이죠. ◇ 김현정 / 진행 알겠습니다. 오늘 인터뷰 참 어려운 여건인데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 ‘미네르바’ 박대성 네, 목이 쉬어서 죄송합니다. ◇ 김현정 / 진행 아닙니다.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 박대성 씨 만나봤습니다. |
ahn89@cbs.co.kr (노컷뉴스, 정치부 안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