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폰서 검사' 의혹을 수사할 민경식(사법연수원 10기) 특별검사팀이 지난 5일 서울시 서초동 특검사무실에서 현판식을 열고 공식 출범했다.
현판식 직후 민 특검은 제보자인 부산지역 건설업자 정모씨를 면담할 특검보 및 특별수사관을 부산에 급파하는 등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특검팀은 수사초반 정씨의 서울이송 추진과 검찰진상조사단의 조사내용 등 기록검토에 주력할 방침이다. 3명의 특검보에 대한 업무분담도 마무리됐다.
안병희(군법무관 7회) 특검보는 정씨의 제보내용에 연루된 전·현직 검사 100여명에 대한 향응·성접대 의혹을 수사한다. 안 특검보는 이를 위해 우선 부산 모병원에서 구속집행정지 상태로 치료받고 있는 정씨를 면담하고 서울로 데려오는데 집중할 계획이다. 정씨 역시 변호인을 통해 특검수사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힌 만큼 조만간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
김종남(사법연수원 13기) 특검보는 강릉지청 김모 계장 및 전직 서울고검 수사관 등 새롭게 제기된 향응·성접대 의혹에 대한 수사를 담당한다. 김 특검보는 검찰로부터 인계받은 징계기록을 비롯해 진정·내사·형사사건의 기록과 증거물 등을 검토하며 사실관계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공보업무를 맡은 이준(〃16기) 특검보는 언론과의 소통창구역할을 한다. 파견검사는 안 특검보 산하에 4명, 김 특검보 산하에 5명이 각각 배치됐다.
민 특검은 "앞서 진상조사단이 조사한 부분이 있고, 조사가 안된 부분도 있어 균형을 맞춰 수사인력을 배치했다"며 "MBC PD수첩 스폰서 검사 2편에서 제기한 강릉지청 김모 계장에 대한 의혹은 진상조사가 안돼 있어 적극적으로 증거를 찾을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파견검사를 더 배치했다"고 말했다.
앞서 특검팀은 검찰로부터 자체 진상조사단의 조사자료, MBC PD수첩의 2차 보도내용과 관련된 수사기록 등을 인계받았다.
특검팀이 강한 수사의지를 밝히며 수사에 본격 착수했지만 과연 검찰진상조사단의 조사결과를 뛰어넘는 성과를 가져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특검수사에 장애를 가져올 걸림돌이 곳곳에 널려 있기 때문이다. 우선 수사범위와 대상이 특검법상 한정돼 있고, 공소시효가 지나 사법처리가 불가능한 범죄혐의에 대해서는 사실상 수사가 불가능해 한계를 가질 수 밖에 없다. 제보자 정씨가 검찰진상조사단 조사과정에서 검사들에 대한 향응·접대와 관련한 대가성을 부인한 점도 극복해야할 과제다. 뇌물 등의 혐의로 관련자들을 기소하기 위해서는 대가성을 입증하는 것이 핵심이기 때문이다.
특검팀이 수사할 수 있는 기간은 원칙적으로 35일이다. 한차례에 걸쳐 20일간 연장할 수 있다. 이 기간 동안 특검이 얼마나 국민들이 수긍할만한 성과를 낼 수 있을지 법조계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윤상 기자 lee27@lawtimes.co.kr